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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2 개발 스탭 인터뷰

unova 2019. 2. 17. 23:21

닌텐도드림 2012년 9월호 (2012/7/21) 

포켓몬스터 블랙2 화이트2 개발 스탭 인터뷰 - "2"라서 할 수 있는 모험을!! 


프로듀서 

마스다 준이치

개발본부장. 이번 작에서는 프로듀서로서 프로젝트 전체의 총괄과 사내 스탭의 역할분담을 담당.


디렉터 

운노 타카오

디렉터와 아트디렉터를 겸임. 게임 전체의 방향성을 결정하면서 그래픽 전반의 총괄도 담당.


사운드디자이너 

이치노세 고

사운드디자이너. 사토 씨와 함께 이번 작의 모든 음악을 제작. 개발 초기에는 기획 아이디어에도 참여.


사운드디자이너 

사토 히토미

사운드디자이너. B2W2 개발 중반부터 제작팀에 참여해 이치노세 씨와 함께 모든 음악을 제작.




■ 게임프리크는 직종의 구분이 없다.


- 운노 씨는 BW에서 3D 아트디렉터를 맡으셨는데, 이번엔 처음으로 디렉터에 도전하셨네요. 실제로 해보시니 어떠셨나요?

운노 이건 게임프리크라는 회사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게임의 재미를 추구하는 것에 있어선 직종의 구분을 하지 않습니다. 저도 다른 직종의 일에 관해서 '이렇게 해보는 게 어떨까요?'하고 의견을 내기도 합니다. 저는 그래픽 담당이었지만 간혹 게임의 근간을 이루는 부분에도 참여하기도 해서, 한 번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BW 개발을 마무리했을 때, 제 안에 모아둔 아이디어가 있으니 디렉터를 맡고 싶다고 마스다에게 간청했습니다. 물론 디렉터를 맡는 건 처음이었지만 여기에 있는 이치노세나 사토와 같이 포켓몬스터를 계속 개발해온 스탭을 마스다가 준비해줬기 때문에 그 점에선 좋은 의미로 스탭에게 업혀가서 저는 감독에 전념할 수 있었습니다. 힘들었지만 최종적으로는 잘해나갔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 BW의 2년 후라서 제작하기 수월했던 것도 있나요?

운노 그렇죠. 원래 BW의 시스템 자체가 거의 완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어떻게 세련되게 할까'에 집중할 수 있었던 만큼 꽤 순조로웠다고 생각합니다.


- 아까 게임프리크는 직종의 구분이 없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굉장히 재미있는 사풍社風이네요.

마스다 저희는 그렇습니다. 기획도 플래너가 서류를 작성하고 끝인 게 아니라 프로그래머나 그래픽디자이너로부터 의견을 받아 더 좋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HGSS의 디렉터였던 모리모토는 적녹 당시에 프로그래머였지만 뮤의 그림을 그린 건 사실 그입니다. 저도 당시엔 프로그래머였지만 음악도 만들었습니다. 원래 게임프리크 자체가 매우 작은 회사였기 때문에 한 사람 한 사람이 여러 일을 하는 것이 사풍의 기본이 되었습니다. 물론 한 가지의 일을 파고드는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여러 일을 경험하는 것, 다양한 입장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서로 내놓는 것이 게임프리크라고 하는 회사의 특징입니다.




■ DS로, 2개의 버전으로, 속편인 이유


- 지금까지의 선례로 보면 BW의 다음은 '그레이' 정도라고 생각했었는데요... '2'라는 건 정말 의외였습니다.

마스다 BW의 개발 단계에서 후속 버전을 만들 예정은 있었지만, 그 시점에서는 '2'로 한다던가 2개의 버전으로 낸다는 예정은 없었습니다. 다만 DS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습니다.


- 그건 조금 의외네요.

마스다 하드웨어의 주류가 3DS로 바뀔 거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BW를 더욱더 발전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 무엇보다 DS는 상당한 수가 보급되어 있습니다. 포켓몬은 모두가 모여서 와글와글 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이번에 동시에 100명이서 놀 수 있는 '페스미션'이라는 새로운 요소가 추가되었는데요. 애초에 100명이 게임기를 갖고 있지 않다면, 100명이 있다 해도 플레이할 수 없으니까요.


- 그렇군요. 그래서 우선 DS로 발매를 결정했다는 거네요.

마스다 또 이번 작은 '키 시스템'이라고 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채용했습니다. 게임을 클리어하면 어떤 키가 나와서 다른 버전의 소프트에 여러 놀이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건 BW에 추가하고 싶었던 거예요. 다만 기획이 나온 게 개발의 꽤 후반이어서 상대의 소프트에 무언가 변화를 주게 한다는 건 위험한 시도였습니다. 그래서 BW에서의 채용은 보류했지만 다음에야말로 해보겠다는 생각이었죠. 이 키 시스템은 '포켓몬스터가 2버전 있다'라는 것의 가치를 되묻기 위해서라도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한 작품을 플레이한 유저가 또 다른 한쪽의 버전을 플레이할 때, 다른 플레이를 할 수 있다,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신작은 2가지의 버전으로 했습니다.


- DS로의 발매, 그리고 2버전이라는 형태가 잡힌 것이군요.

마스다 주식회사 포켓몬의 이시하라 사장과 차기작에 대해 의논할 때, '3DS가 아닌 DS로 낼 거라면 무언가 "발명" 해줬으면 한다'라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거기서 생각한 것이 시리즈 첫 넘버링 타이틀입니다. 사실을 말하자면 BW의 개발 중에는 '2'를 만든다는 건 전혀 생각지 않고 있었습니다. 팬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N은 행방불명인 채 여러분의 마음에 남겨두게만 할 예정이었습니다.


- 그랬단 말인가요!

마스다 오히려 지금까지 포켓몬으로 넘버링 타이틀을 만든 적이 없었기 때문에, '2'인 것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2'라서 2년 후. '2'라서 2버전. 이 작품에서는 '2'의 이미지가 다양한 부분에 관련되고 있습니다.

운노 B2W2는 '공명'이라는 것이 하나의 키워드가 되어있습니다. 페스미션은 플레이어끼리의 공명, 키 시스템은 두 가지 버전의 공명. 거기에 더해 '추억링크'라는 시스템이 있어서 그것은 'BW'와 'B2W2'를 공명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추억링크'는 2년간의 공백을 보완하는 에피소드지만 이것이 있어서 B2W2뿐만이 아니라 BW와도 공명하여 이야기를 더욱더 깊이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생각합니다.




■ 사실은 등장 예정이 없었던 '그 후의 N'


- BW을 플레이했을 때 N은 반드시 후속작에 나올 거라 생각했었는데 그럴 예정은 없었군요.

마스다 전혀 없었습니다. 어디까지나 플레이해주신 여러분들의 마음에 남겨두는 형태로 끝내려 했었죠. N의 설정을 생각한 건 저 자신이지만, 상당히 특수한 천재 타입이었던 데다 솔직히 이렇게까지 인기가 있으리라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상상 이상의 인기 캐릭터가 되었으니 후속작을 만들게 되었을 때 이제는 '안 나오면 이상하잖아!'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 그럼 유저 여러분들의 지지가 없었더라면 N은 B2W2에 나오지 않았다는 건가요?

마스다 네. 디렉터인 운노에게는 '꼭 N을 등장시켜줘'라고 리퀘스트 하지 않았으니까요.


- 그렇지만 운노 씨로선 역시 N을 등장시키고 싶으셨군요?

운노 BW의 N이라 한다면 역시 엔딩 직전의 라스트 신이 매우 인상적이었잖아요.


- 그 부분은 엔딩에서 스탭롤이 나올 때까지의 흐름이 최고였어요.

마스다 그 부분의 콘티는 제가 만들었습니다. 중반에 N이 주인공에게 '꿈이 있느냐'라고 묻는 장면이 있는데, 그 대답이 엔딩에 영향을 줍니다. N은 미래를 예지하는 인물이므로 주인공, 다시 말해 플레이어의 미래를 예지하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예를 들어 '꿈이 있다'라고 답하면 '이루어질 거야!'라고 하지요. 그것을 마지막 말로 맺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마무리 짓기가 힘들어서... 그래서 마지막의 마지막이 되어서 새로운 곡을 만들거나, 대사와 대사 사이부터 최후의 타이밍까지 정말 세밀하게 조정한 후에야 그러한 라스트 신에 도달했습니다.

운노 사실 저도 그게 라스트 신인 줄 모르고 만들고 있었어요. 나중에 디버그로 플레이해보니 마지막에 '따단!!' 하고 끝나서 '에에엣!!'하고 놀랐습니다(웃음).


- 일반 플레이어와 같은 반응을 하셨네요(웃음).

운노 그 라스트 신은 플레이어의 상상을 자극하면서 스스로 생각하게 해본다는 점에서 정말 좋았던 것 같아요. 2를 만들 때도 거기에 답을 줘버리는 것도 좀 그렇지 않을까 싶었는데... 하지만 저로서도 N이라는 캐릭터에 해결되지 않은 부분이 남아 있어서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2년간 그동안 이렇게 지내지 않았을까'라며 나름대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설정을 만들었습니다. 그것을 시나리오 담당인 마츠미야(토시노부 씨)에게 털어놓은 것으로 이번 작의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 디렉터인 운노 씨라기보단 플레이어 중 하나인 운노 씨가 그린 '그 후의 N' 모습일지도 모르겠네요.

운노 이런 표현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지만, BW에서 N은 포켓몬의 해방을 주장하는 동시에 N 자신이 포켓몬으로부터 해방되려 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주위의 기대나 갖가지 예상으로부터 어떻게 해방될 것인가? 그것은 저 자신이 알고 싶었던 것이기도 하고 이번 작에서 그리고 싶었던 것이기도 합니다.




■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대립, 그리고 공존을 그린다.


운노 제 안에선 이번은 '그 후의 N'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그 이상으로 '그 후의 플라스마단'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플라스마단은 '포켓몬을 해방한다'라는 목표로 모여있지만 그 안에서도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N에게 매우 기대하고 있었고 어떤 의미로는 '의지하고 있었을' 것 같아요. 그 N이 사라지고 그들이 이후에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을 생각했습니다.


- 적대조직이 이렇게까지 정성 들여 그려진다는 건 정말 의외였습니다.

운노 원래 각자 다른 이상을 가지고 있던 플라스마 단원들이 두 개로 분리되어 어떻게 될 것인지... 현실 세계에서도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채 같은 목적으로 향하거나, 결국 도중에 갈라지는 일도 있죠. 원래 하나지방 자체가 여러 지방에서 온 사람들이 모인 곳입니다. 그 안에서의 공존, 그리고 대립, 그것도 BW의 또 하나의 테마입니다.


- 플라스마단에는 아크로마라는 새로운 캐릭터도 등장했습니다.

운노 아크로마와 N의 사고방식 차이는 플라스마단 내의 대립을 단적으로 말해줍니다. 그리고 N의 '포켓몬을 해방한다', '포켓몬과 친구가 된다'하는 이상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이야기하려면, '같은 무대이지만 다른 시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전작과 다른 주인공을 등장시키고 다른 마을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 라이벌 캐릭터도 지금까지 시리즈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네요.

운노 라이벌의 캐릭터성은 처음부터 의도한 것이 아니라 시나리오를 만들어가던 중 태어난 것입니다. 처음엔 글자 그대로 '라이벌'로서 레드에게 있어서 그린 같은 이미지였지만, 그렇게 하면 지금까지와 다를 바 없어지기에 좀 더 포켓몬을 대하는 마음을 부각시킨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게임을 끝까지 플레이해주신다면 그의 존재가 '포켓몬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는 테마에 대한 하나의 대답이 되어있으리라 느끼실 수 있겠지요.




■ 본래의 모습이 아니었던 BW의 큐레무


- 닌텐도 드림에서는 BW 때 '포켓몬 탄생비화'라고 하는 대형 기획을 마련했습니다만, 사실은 그때 큐레무의 설정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큐레무는 본래의 힘이 봉인된, 구속당해있는 이미지'라는 설정이었는데, 이번 작에서 제크로무, 레시라무와 흡수합체한다는 걸 알게 되니 이제야 납득이 가네요. 이 흡수합체 설정은 BW 개발 당시부터 있었나요?

마스다 네 있었습니다. BW 개발 중에는 차기작을 넘버링 타이틀로 할지 다른 색의 버전으로 할지는 정하지 않았지만 제크로무, 레시라무에 이어 다음은 큐레무가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는 건 대략 상상은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큐레무가 그대로 나온다 해도 별로 재미있진 않겠죠. 여러분을 좀 더 놀라게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준비한 요소입니다. 다만 당시엔 블랙큐레무나 화이트큐레무의 디자인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어디까지나 '흡수합체'의 설정뿐이었습니다.


- 그럼, 다른 포켓몬과 합체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거군요.

마스다 그다지 강하지 않은 포켓몬과 합체한다 해도 소용없으니까요(웃음). 이야기의 흐름적으로도 그 두 마리가 자연스러웠죠.

이치노세 저는 큐레무의 울음소리를 만들었는데요, 처음엔 우렁차게 만들었더니 '큐레무는 불완전해서 힘이 부족한 설정이니까 좀 더 약하게 해달라'라고 해서 다시 만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샤-' 하는, 겉모습에 비해 연약한 느낌의 울음소리가 되었습니다.




■ 변하지 않는 것에도 의미가. 2년 후의 캐릭터들


- BW의 2년 후니까 같은 캐릭터의 2년 후를 어떻게 묘사할지 많이 신경 쓰셨겠군요.

운노 이건 이번에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한 오오무라(유스케 씨)와 상의한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중년 아저씨들은 2년 후가 되어도 별로 변함이 없잖아요. 그러니 젊은이들, 예를 들어 체렌이나 벨 등은 2년간의 성장을 알 수 있도록 새롭게 일러스트를 다시 그렸습니다.


- 카밀레도 새로운 일러스트네요.

운노 그녀는 성장이라기보단, 하나지방의 세속의 변화를 나타냅니다. 같은 여성 캐릭터인 풍란은 그것이 비행기 탈 때의 코스튬이기 때문에 BW와 같습니다. 하지만 카밀레는 모델이니까 유행의 최첨단을 쫓는 자세로 확 바꾸었습니다. 그것이 지금 하나지방의 유행인 거죠(웃음).


- 그 푹신푹신한 상의가요?

운노 패션쇼의 의상을 그대로 입는 건 아닐 테니 거기서부터 변형해서 하나지방의 유행이 생겨나는 것이겠지요.


- 그렇군요. 그래서 노간주는 BW 때와 변함없이...

마스다 예. 변함없이 절벽 위에서 그 음악과 함께 등장합니다(웃음).

운노 2년 후니까 전원을 바꾼다기보단 현실의 동창회와 같이 '너 많이 달라졌다!', '너는 변한 게 하나도 없냐~'하듯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 편이 리얼한 생활감이 나와서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 변했다고 하면, 아이리스가 챔피언이 되었네요!

운노 아이리스는 BW에서도 다양한 것을 보아왔고 이번 작에서도 여러 장면에서 스토리에 관련됩니다. 그녀가 이 2년간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나타내려면 전처럼 쌍용시티의 체육관에 있는 것보다 역시 챔피언이라는 위치가 알맞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스다 사천왕과 챔피언을 격파한 거겠죠! 과거에도 윤진 등이 차기작에서 새로운 챔피언이 되었고, BW에서 역할이나 활약도를 감안한다면 누가 챔피언이라면 임팩트를 줄 수 있을까?를 생각했습니다.


- 그러고 보면 이번 작은 플라스마단의 로트와 비오가 활약을 하는데요. 칠현인의 세세한 설정은 이전부터 있었나요?

마스다 BW 때는 칠현인 한 명 한 명 '대략 이런 사람' 정도였고 상세한 설정은 없었습니다.

운노 이번 작은 그 대략적인 설정을 이어받아서 두 개의 플라스마단의 사고방식을 대변하려 로트와 비오 두 사람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 BW를 베이스로 "모험 활극"의 분위기도.


- 7월 25일에 이번 작의 사운드트랙 CD가 발매되기도 하니 이번은 음악에 대해 여러 가지로 묻고 싶습니다. 먼저, B2W2 음악 컨셉에 대해 알려주세요.

이치노세 BW에서는 지금까지의 '포켓몬다움'을 한번 파괴해서 음악을 다시 만들었는데 그랬던 부분은 이번에도 계승했습니다. 하나지방은 여러 인종과 생각이 모인 무대이므로 월드뮤직을 도입하거나 인터랙티브 뮤직(음악적 놀이나 연출)의 경향을 강하게 넣거나 하면서요. 그러면서 운노로부터 '이전 시리즈에 있던 모험 활극적인 이미지도 원한다'라는 리퀘스트가 있어서 장소마다 쓰임새를 가려서 제작에 임했습니다.


- 이치노세 씨도 사토 씨도 과거에 후속 버전 제작에 참여하셨는데요. 그런 작품에게서만 할 수 있는 작곡도 있을까요?

이치노세 저는 에메랄드, 사토는 기라티나 버전의 음악을 메인으로 담당했었는데 이런 버전의 경우에는 시간축이 동일한 평행세계이므로 원래 작품으로부터 음원의 종류나 분위기를 진화시키는 일은 잘 없습니다. 나란히 진행되는 것이니 작곡도 그렇게 진행됩니다. 하지만 이번은 2년 후가 무대인 작품이라 새로운 맵도 대폭 추가되었죠. 그런 장소에선 BW의 연장선이 아닌 새로운 음, 새로운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반대로 BW에서도 있던 장소에서는 '2년 밖에 지나지 않았다'라는 걸 생각해서 전혀 음악을 바꾸지 않은 장소도 많습니다.


- 확실히 타이틀 화면의 곡은 BW와 분위기가 많이 다르네요. 아까 운노씨의 리퀘스트에서 '모험 활극'이라는 말이 나왔는데요. B2W2의 오프닝은 모험 활극이라고 할까 그리운 괴수영화를 방불케하는 이미지라 굉장히 임팩트 있었습니다.

이치노세 감사합니다. 블랙큐레무와 화이트큐레무는 강대한 힘을 품은, 흉포한 인상이 있어서 일본의 전통적인 괴수 이미지를 곡에 담아봤습니다. 이번 작에서 가장 처음으로 만든 게 이 곡인듯 싶네요. 가장 격렬한 부분은 원래 전투곡에 쓰려 한 부분으로 타이틀 화면에 사용하면 플레이어에게 스며들어 실제로 전투곡으로서 흘러나올 때 감동받지 않을까! 싶어서 넣은 것입니다.


- 와~ 이건 실제로 전투할 때가 기다려지네요!

이치노세 같은 생각으로 오프닝 데모의 곡에는 스토리 중에 사용된 곡을 잔뜩 채워 넣습니다. 게임을 클리어하고 나서 그 곡을 다시 들으면 재차 인상이 달라질 거라 생각합니다.




■ 교환일기 같은 합작으로 연이은 제작


이치노세 아까 말이 나온 '공명'이 저희 쪽에서도 키워드가 되었습니다. 플레이어분들이 공명할 수 있는 곡이 하나라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전력으로 만들었습니다. 저는 매니악한 성격이라서 (웃음) 많은 사람과 공명하겠다는 건 허들이 높겠지만요.


- 그렇다면 오프닝에 감명받은 저도 매니악한 거군요(웃음). 그러면 사토 씨도 '공명'을 의식하면서 음악을 만드신 건가요?

사토 그렇네요. 이걸 공명이라 해도 좋을지는 차치하고... 이번 작곡은 저와 이치노세의 합작이 굉장히 많습니다. 교환일기처럼 파일을 교환하면서 서로가 조금씩 손을 봐가며 서서히 곡을 작업해나갔습니다.

이치노세 이번 작은 곡수가 굉장히 많아서 차분히 구상할 시간이 좀처럼 없었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 중 이미지가 떠오른 쪽이 먼저 곡을 만들고 하다가 막히면 '이거 좀 어떻게 해줘!'하면서 서로가 상대에게 건네주는 식이었지요.

사토 며칠마다 '그다음 부탁해!'라며 작업 중인 파일이 오갔지만 그중에는 전에 보냈던 것과 1소절 정도 밖에 바뀌지 않은 곡이 있기도 하고(웃음).

이치노세 그래도 그렇게 하면 곡 만들기가 정말 빨라져요. 서로에게 자극이 되어서 막힌 곡도 왠지 모르게 그 뒤가 떠오르더라고요. 어떤 의미로는 이것이 이번 작곡에서 가장 '공명'한 부분이 아닐까요.


- 그 사운드 트랙 CD 말인데요, 173곡 4시간 이상이라니 엄청난 양이네요. 곡수는 BW의 사운드트랙과 똑같지만 이걸 두 분이서 만들기엔 정말 힘드셨을 것 같은데요.

사토 수록곡 수가 BW 사운드트랙과 똑같다는 건 지금 듣고 처음 알았네요(웃음).

이치노세 이번에는 보너스 트랙으로 지금까지 CD화 되지 않았던 '에메랄드'와 '기라티나'의 곡도 들어있어서 B2W2의 곡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래도 100곡은 훨씬 넘는 양이라 덕분에 올해 겨울휴가는 새해 첫날 이외에 전부 일이었네요(웃음).




■ 멜로디를 살리면서 어레인지로 개성을


- 전투곡 등은 BW에서부터 조금씩 바뀐 것 같아요. 비교해서 들어보면 재미있네요.

이치노세 전투곡에 대해 말하자면 당초엔 BW에서 바꿀 생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마스다로부터 '새로운 느낌을 내려면 조금 바꾸는 게 좋지 않을까'라는 제안이 있어서 트레이너와 짐리더전, 그리고 마지막 한 마리가 남았을 때 나오는 곡('승리는 눈앞') 등을 '2년 지났겠네...'하고 느낄 수 있는 정도로 조금씩 어레인지 했습니다.

사토 BW는 카게야마(쇼타 씨)를 사운드 리더로 저희들을 포함해 5명이서 음악을 만들었지만 이번에는 저와 이치노세 두 명이서 모든 곡을 만들었기 때문에 두 사람의 색이 짙게 나타날지도 모르겠네요.

이치노세 조금 이질적이라 할까 독기 있다고 할까. 포켓몬으로 말하면 독타입일지도요(웃음).

사토 이번 작은 자중하지 않고 자유롭게 작업했습니다. BW 같이 새로운 시리즈가 시작되는 작품은 잘 정리되어 있게 만들 필요가 있지만 이번 같은 타이틀은 개성을 내기 쉬웠습니다.

마스다 예를 들어 포켓몬 센터의 음악 같은 건 '2'라고 한다 해도 전작과 너무 달라져버리면 전작을 플레이한 사람이 당황하게 됩니다. '듣기만 해도 어딘지 알 수 있다'라는 '마킹'은 정말 중요합니다. 그런 최저한을 지켜갈 건 지켜가면서도, 멜로디까지 전작과 같다면 어레인지로 많이 바꾸어도 '바뀐거구나'하고 여길 수 있는 것이 '2'의 장점이기도 합니다. 이치노세도 사토도 그 점은 잘 살려줘서 좋았어요.

이치노세 이번에 체육관 어레인지 곡의 대부분은 사토가 만들었습니다만 처음 체육관만은 BW와 똑같이 하고, 다음부터는 체육관의 특색에 맞추어 제각각 어레인지를 했습니다. 동일한 멜로디를 이어받아 '마킹'을 하면서, 바꿀 수 있는 부분은 대담하게 바꾸었습니다.


- 체렌의 테마도 멜로디는 BW와 같지만 음색이 바뀌어 어른스러워졌습니다.

사토 알아봐주시니 기쁘네요! 색소폰을 넣거나 해서 멋있는 느낌을 목표로 만들었으니까요.


- 플라스마단의 전투곡도 BW보다 더 날카로워진 느낌이네요.

이치노세 네. B2W2의 플라스마단은 매우 공격적이니까 거기에 맞춰 템포도 빠르게, 격한 느낌으로 했습니다. 또 이건 여담이지만... 사실 처음에 구름시티 체육관만 아티가 있는 맨 위층에 사토가 전용곡을 준비했었습니다.


- 그 고치가 잔뜩 있던 과연 벌레스러운 체육관 말이죠?

이치노세 네. 근데 운노가 '너무 기분 나쁘다'라고 해서, 무산되었어요(웃음).


- (웃음). 얼마나 기분 나쁜지 한 번 들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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